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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나해구의 깊이는 어떻게 측정할까? — 1만m 아래 바다를 측정하는 과학

hankj9 읽는 시간 약 16분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는 얼마나 깊을까요?

마리아나해구의 가장 깊은 부분인 챌린저 해연(Challenger Deep)은 약 1만 1,000m에 가까운 깊이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바닷속 10km가 넘는 깊이를 사람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어떻게 그 깊이를 측정하고, 어디가 가장 깊은 지점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요?

마리아나해구의 수심을 측정하는 방법은 지난 150년 동안 크게 발전했습니다. 처음에는 무거운 추를 매단 긴 줄을 바다 밑으로 내려보냈지만, 오늘날에는 음파를 이용하는 멀티빔 소나와 정밀한 압력 센서 등을 이용해 해저 지형을 측정합니다.

NOAA가 제공하는 마리아나해구 해저 지형 이미지
마리아나해구의 해저 지형. 사진 출처: NOAA National Centers for Environmental Information(NCEI). 원문: Planet Postcard: The Mariana Trench. 이용 조건: NOAA 공개 자료.

바다의 깊이를 측정하는 과학, 수심측량

해저의 깊이와 모양을 측정하는 것을 수심측량(bathymetry)이라고 합니다.

육지에서 산과 계곡의 높낮이를 지도로 만드는 것처럼 바다에서도 해저의 높낮이를 측정해 수심지도를 만듭니다.

특히 마리아나해구처럼 매우 깊은 곳에서는 단순히 한 지점의 깊이만 알아서는 부족합니다. 주변 해저의 지형까지 함께 조사해야 가장 깊은 지점이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1875년에는 긴 줄과 추로 깊이를 측정했다

마리아나해구의 깊이가 처음 기록된 것은 1875년입니다.

영국 해군의 HMS Challenger 탐사대는 바다의 깊이를 측정하기 위해 무거운 추를 연결한 긴 줄을 바닷속으로 내려보냈습니다.

당시 마리아나해구에서 기록된 깊이는 4,475패덤, 약 8,184m였습니다.

HMS Challenger의 역사적 모습이 담긴 NOAA 자료
HMS Challenger와 현대 해양탐사 장비를 함께 보여주는 자료. 사진 출처: NOAA Ocean Exploration / NOAA Photo Library. 원문: The Past and Present of Ocean Exploration. 이용 조건: NOAA 공개 자료.

오늘날 알려진 깊이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지만, 당시에는 바닷속 수 km 아래에 있는 해저를 직접 확인할 기술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8km가 넘는 깊이를 측정했다는 것은 당시 해양탐사 기술의 중요한 성과였습니다.

긴 줄을 내려서 측정하는 방법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원리는 단순했습니다. 무거운 추를 줄 끝에 연결하고 배에서 바닷속으로 내려 추의 끝이 해저에 닿을 때까지 줄을 풀어주는 방식입니다.

  • 무거운 추를 줄 끝에 연결합니다.
  • 배에서 줄을 바닷속으로 내려보냅니다.
  • 추가 해저에 닿을 때까지 줄을 내립니다.
  • 사용한 줄의 길이를 측정합니다.
  • 이를 이용해 수심을 추정합니다.

하지만 바다는 육지와 달리 움직이는 환경입니다. 해류가 흐르고 배가 파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줄이 정확하게 수직으로 내려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 해류 때문에 줄이 휘어질 수 있습니다.
  • 배가 파도와 바람에 따라 움직입니다.
  • 줄이 정확하게 수직으로 내려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추가 가장 깊은 지점에 도달했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 넓은 해저 지역을 조사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따라서 긴 줄을 이용한 방식은 당시에는 매우 유용했지만 넓은 해저의 지형을 정밀하게 지도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음파를 이용하면 바다 밑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현대 해저 측량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소나(SONAR)입니다.

소나는 음파를 바닷속으로 보내고 해저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 배에서 음파를 발사합니다.
  • 음파가 바닷속을 이동합니다.
  • 음파가 해저에 부딪혀 반사됩니다.
  • 반사된 신호가 다시 배로 돌아옵니다.
  • 왕복 시간을 측정합니다.
  • 물속에서의 음속을 이용해 해저까지의 거리를 계산합니다.

즉, 과학자들은 바닷속으로 줄을 직접 내려보내지 않고도 음파가 왕복하는 시간을 이용해 해저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한 방향 측정에서 멀티빔 소나로 발전했다

초기의 에코사운더는 배 바로 아래쪽의 수심을 측정하는 데 유용했습니다.

하지만 해저 전체의 지형을 파악하려면 한 지점씩 계속 측정해야 했습니다. 이런 한계를 크게 줄인 것이 멀티빔 에코사운더(multibeam echo sounder)입니다.

멀티빔 소나는 여러 개의 음파 빔을 부채꼴 형태로 발사합니다. 따라서 배가 앞으로 이동하면서 한 번에 넓은 해저 영역의 수심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멀티빔 소나로 만들어진 해저 지형 자료
멀티빔 소나로 수집한 해저 지형 자료의 예. 사진 출처: NOAA Ocean Exploration. 원문: Multibeam Bathymetry. 이용 조건: NOAA 공개 자료.

이렇게 얻은 수많은 수심 데이터를 컴퓨터로 처리하면 해저의 높낮이를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실제 멀티빔 소나는 배 어디에 설치될까?

멀티빔 소나는 일반적으로 조사선의 선체 아래쪽에 설치됩니다. 해저를 향해 음파를 보내고 해저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를 받아 수심을 계산합니다.

NOAA 선박 하부에 설치된 멀티빔 소나 장비
NOAA Ship Nancy Foster의 선체 아래쪽에 설치된 멀티빔 소나. 사진 출처: NOAA Office of Coast Survey. 원문: Hydrographic Survey Equipment. 이용 조건: NOAA 공개 자료.

NOAA Office of Coast Survey에 따르면 멀티빔 소나는 선박 바로 아래에서 음파를 여러 방향으로 보내 해저의 넓은 영역을 측정합니다.

음파의 속도는 항상 같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음파는 물속에서 항상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해수의 수온과 염분, 압력과 같은 물리적 특성에 따라 음속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정확한 수심을 계산하려면 물속의 음속 구조를 함께 알아야 합니다.

특히 깊은 바다에서는 수심에 따라 수온과 압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음파의 이동 경로가 단순한 직선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해수의 전도도와 수온과 수심을 측정하는 CTD 장비
해수의 전도도·수온·수심을 측정하는 CTD 장비. 사진 출처: NOAA Ocean Exploration. 원문: CTD Rosette. 이용 조건: NOAA 공개 자료.

CTD는 전도도(Conductivity), 수온(Temperature), 수심 또는 압력(Depth)을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이러한 자료는 해수의 상태를 파악하고 음속을 계산하는 데 활용됩니다.

그렇다면 왜 마리아나해구의 깊이는 자료마다 조금씩 다를까?

마리아나해구의 깊이를 찾아보면 10,900m를 넘는 여러 숫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측정 위치와 장비, 측정 시기, 데이터 처리 방법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 어느 지점을 측정했는지
  • 어떤 소나를 사용했는지
  • 선박의 위치를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했는지
  • 물속의 음속을 어떻게 보정했는지
  • 해저 지형을 어떤 간격으로 측정했는지
  • 측정값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따라서 마리아나해구의 깊이를 이야기할 때는 단순히 숫자 하나만 보는 것보다 어떤 장비와 방법으로 측정된 값인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정밀 연구에서 제시되는 깊이는 약 10,935m

최근의 정밀한 연구에서는 챌린저 해연의 깊이를 약 10,935m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NOAA Ocean Exploration의 해저지도 자료에서도 챌린저 해연의 깊이를 약 10,935m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2021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잠수정 탐사 자료를 이용해 챌린저 해연의 깊이를 다시 계산했으며, 약 10,935m라는 값을 제시했습니다. 연구에서는 깊이 계산의 불확실성도 함께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약 10.9km 깊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압력을 이용해서 깊이를 계산할 수도 있다

바닷속으로 내려갈수록 물의 무게 때문에 압력이 증가합니다.

이 압력은 심해잠수정에게는 극복해야 할 위험 요소지만, 동시에 수심을 계산할 수 있는 중요한 물리적 정보이기도 합니다.

심해잠수정에 정밀한 압력 센서를 설치하면 잠수정이 어느 정도의 수압을 받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압력값을 바로 깊이로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해수의 밀도와 중력 등의 요소를 고려해 압력과 수심의 관계를 계산해야 합니다.

1960년에는 사람이 직접 챌린저 해연까지 내려갔다

1960년에는 심해잠수정 Trieste가 챌린저 해연까지 내려갔습니다.

NOAA의 역사 자료에 따르면 당시 Trieste는 약 10,915m의 깊이를 관측했습니다.

이 탐사는 사람이 직접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 환경까지 내려갔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수심 측량에서는 사람이 직접 바닥에 내려가는 방식보다 소나와 정밀 센서로 넓은 지역을 측정하는 방법이 훨씬 중요합니다.

1984년에는 멀티빔 소나가 마리아나해구 조사에 사용됐다

마리아나해구의 현대적인 해저 지도 제작에서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일본 조사선이 1984년 멀티빔 에코사운더를 이용해 해구를 조사한 것입니다.

NOAA NCEI는 1984년 일본 조사선이 멀티빔 에코사운더를 사용해 마리아나해구의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설명합니다.

멀티빔 방식은 하나의 측정선 아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넓은 범위의 해저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해구의 전체적인 지형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현대의 수심 측정은 여러 데이터를 함께 사용한다

오늘날 마리아나해구처럼 깊은 바다의 수심을 측정할 때는 한 가지 장비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 멀티빔 소나로 해저 지형을 측정합니다.
  • 선박의 위치와 움직임을 정밀하게 기록합니다.
  • 수온과 염분 등을 측정해 음속을 계산합니다.
  • 음파가 왕복하는 시간을 분석합니다.
  • 해저의 수많은 측정값을 지도 데이터로 변환합니다.
  • 잠수정의 압력 센서 자료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 측정 과정에서 발생한 오차와 불확실성을 계산합니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마리아나해구의 깊이는 단순한 숫자 하나가 아니라 음향학, 해양학, 지질학, 측지학, 센서 기술이 결합된 측정 결과입니다.

가장 깊은 지점을 찾는 것이 어려운 이유

마리아나해구가 단순히 아래로 곧게 파인 구멍이라면 가장 깊은 곳을 찾는 일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해저에는 능선과 경사면, 분지 등 복잡한 지형이 존재합니다.

조사선이 어느 경로를 지나갔는지, 소나가 어느 영역을 측정했는지에 따라 발견되는 가장 깊은 지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밀한 수심 측량에서는 넓은 지역을 반복적으로 조사하고 서로 다른 측정값을 비교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수심 측정은 왜 중요한가?

마리아나해구의 깊이를 측정하는 것은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이 몇 m인가”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 아닙니다.

  • 해저 지질 구조를 연구할 수 있습니다.
  • 판 구조 운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해저 지진과 지질 현상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 심해 생물의 서식 환경을 연구할 수 있습니다.
  • 잠수정과 무인탐사 장비의 탐사 경로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 정밀한 해저 지도를 만드는 기초 자료가 됩니다.

특히 멀티빔 소나로 만들어진 고해상도 해저지도는 해저의 산맥과 골짜기, 경사면과 분지 등을 한눈에 보여주기 때문에 심해 연구의 기본 자료로 활용됩니다.

8,184m에서 약 10,935m까지

1875년 HMS Challenger 탐사대가 기록한 마리아나해구의 깊이는 약 8,184m였습니다.

오늘날 정밀한 측량과 잠수정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챌린저 해연의 깊이를 약 10,935m로 보고 있습니다.

이 차이는 과거 사람들이 단순히 잘못 측정했기 때문이라고만 볼 수 없습니다. 당시에는 긴 줄과 추를 사용했지만 현대에는 멀티빔 소나와 정밀한 위치 측정, 해수의 음속 보정, 압력 센서 등 훨씬 많은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마리아나해구의 깊이를 알아가는 과정은 측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구에서 가장 깊은 장소에 대한 우리의 지식도 점점 정밀해져 온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마리아나해구는 정확히 몇 m인가요?

가장 깊은 부분인 챌린저 해연은 현재 약 10,935m로 많이 인용됩니다. 다만 연구와 측정 방법에 따라 수치와 불확실성이 함께 제시될 수 있습니다.

Q2. 바다 깊이를 줄자로 직접 측정하나요?

과거에는 무거운 추를 연결한 긴 줄을 내려 측정했습니다. 현대에는 주로 음파를 이용하는 에코사운더와 멀티빔 소나를 사용합니다.

Q3. 멀티빔 소나는 무엇인가요?

여러 개의 음파 빔을 부채꼴 형태로 발사해 넓은 해저 영역의 수심을 동시에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Q4. 왜 자료마다 깊이가 조금씩 다른가요?

측정 위치와 장비, 선박 위치, 음속 보정 방법, 데이터 처리 방법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Q5. 음파만으로 깊이를 알 수 있나요?

음파가 해저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이용해 수심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해수의 음속과 선박의 위치, 움직임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합니다.

마무리

마리아나해구의 깊이를 측정하는 방법은 지난 150년 동안 크게 발전했습니다.

1875년에는 무거운 추를 연결한 긴 줄을 바다 밑으로 내려 약 8,184m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후 음파를 이용한 에코사운더가 등장했고, 오늘날에는 여러 개의 음파를 동시에 발사하는 멀티빔 소나를 이용해 해저 지형을 훨씬 정밀하게 측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온과 염분에 따른 음속 변화, 선박의 위치와 움직임, 압력 센서 등의 자료까지 함께 활용하면서 마리아나해구의 깊이를 더욱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약 1만 1,000m라는 숫자는 단순히 추정한 숫자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발전해 온 해양 측량 기술과 수많은 관측 자료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참고자료

  • NOAA National Centers for Environmental Information(NCEI), Planet Postcard: The Mariana Trench
  • NOAA Ocean Exploration, Seafloor Mapping
  • NOAA Ocean Exploration, The Past and Present of Ocean Exploration
  • NOAA Ocean Exploration, Multibeam Bathymetry
  • NOAA Office of Coast Survey, Hydrographic Survey Equipment
  • NOAA Ocean Exploration, CTD Rosette
  • Greenaway et al., Revised depth of the Challenger Deep from submersible transects; including a general method for precise, pressure-derived depths in the ocean, Deep-Sea Research Part I, 2021

hankj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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