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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나해구 생물의 DNA는 어떻게 분석할까? eDNA와 유전체 분석의 원리

hankj9 읽는 시간 약 23분

마리아나해구의 생물을 연구하려면 반드시 생물을 직접 잡아야 할까요?

과거에는 심해 생물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채집하거나 카메라로 관찰하는 방법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심해 연구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DNA 조각도 생물의 존재를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바닷물과 해저 퇴적물에는 미생물의 세포뿐 아니라 생물이 남긴 조직과 점액, 배설물 등에서 유래한 DNA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DNA를 추출하고 특정 유전자 영역을 증폭하거나 대량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마리아나해구에 어떤 생물이 존재하는지 조사합니다.

특히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초심해에서는 환경 DNA(eDNA), DNA 메타바코딩, 16S·18S rRNA 유전자 분석, 메타게놈 분석이 중요한 연구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마리아나해구에서 채취한 바닷물과 퇴적물이 어떻게 DNA 데이터로 바뀌고, 그 데이터에서 생물과 미생물의 정보를 어떻게 찾아내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환경 DNA(eDNA)란 무엇일까?

환경 DNA(environmental DNA, eDNA)는 생물의 몸을 직접 채집하지 않고 물이나 토양, 퇴적물 같은 환경시료에서 얻는 DNA를 말합니다.

생물은 살아가는 동안 세포와 점액, 배설물 등 다양한 형태로 유전물질을 주변 환경에 남길 수 있습니다.

미생물의 경우에는 시료 속에 존재하는 세포 자체가 중요한 DNA 공급원이 됩니다.

따라서 바닷물이나 해저 퇴적물에서 DNA를 추출하면 그 환경에 존재하거나 영향을 미친 생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넓은 지역을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심해와 초심해 연구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왜 마리아나해구에서는 DNA 분석이 중요할까?

마리아나해구는 수심 6,000m보다 깊은 hadal zone이 넓게 존재하며 챌린저 딥은 약 11km에 이르는 극한환경입니다.

이곳에서는 생물을 직접 관찰하고 채집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또 일부 미생물은 일반적인 카메라로 관찰할 수 없고 실험실에서 배양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DNA 분석을 이용하면 배양되지 않는 미생물도 유전적 흔적을 통해 조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DNA는 마리아나해구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의 생물다양성을 조사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첫 단계는 바닷물이나 퇴적물을 확보하는 것이다

DNA 분석도 결국 실제 환경에서 확보한 시료에서 시작합니다.

바닷물은 Niskin bottle과 같은 채수장비를 이용해 특정 수심에서 채취할 수 있고, 퇴적물은 코어러나 잠수정·ROV의 채취장비 등을 이용해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나해구 연구에서는 수천 미터부터 10,000m가 넘는 수심까지 서로 다른 깊이의 바닷물을 채취해 미생물 군집을 비교한 연구들이 수행됐습니다.

퇴적물 역시 해구 사면과 바닥에서 채취해 DNA 분석에 사용됩니다.

중요한 것은 시료의 위치와 수심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DNA 결과를 해구의 지형과 환경조건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바닷물 속 미생물은 필터에 모을 수 있다

바닷물에는 DNA가 매우 희석되어 있기 때문에 일정량의 물에서 분석할 물질을 농축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여과(filtration)입니다.

실제 Challenger Deep 미생물 연구에서는 여러 수심에서 채취한 해수를 필터에 통과시켜 미생물 세포와 입자를 포집한 뒤 필터를 보존해 DNA를 분석했습니다.

연구에 따라 서로 다른 크기의 필터를 단계적으로 사용해 비교적 큰 입자에 붙어 있는 생물과 더 작은 미생물 등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즉 수십 리터의 바닷물을 그대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필터에 생물학적 물질을 농축한 뒤 그 필터에서 DNA를 얻는 방식입니다.

실제 챌린저 딥에서는 10,500m 수심까지 DNA가 분석됐다

Challenger Deep의 전체 수층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표층부터 초심해까지 여러 수심의 해수를 이용해 미생물의 유전적 구성을 조사했습니다.

연구에는 0m, 2,000m, 4,000m, 8,000m, 9,600m, 10,400m, 10,500m 등 서로 다른 깊이에서 확보한 시료가 사용됐습니다.

채취한 바닷물은 필터로 여과했고 필터는 선상에서 액체질소를 이용해 보존한 뒤 연구실에서 DNA 분석에 사용됐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연구자들은 단순히 ‘마리아나해구에 어떤 미생물이 있는가’뿐 아니라 수심이 깊어지면서 미생물 군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필터와 퇴적물에서 DNA를 꺼내는 과정이 DNA 추출이다

미생물 세포 안의 DNA는 그대로 분석장비에 넣을 수 없습니다.

먼저 세포를 파괴하고 단백질과 여러 불순물을 제거해 DNA를 분리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DNA extraction( DNA 추출 )이라고 합니다.

퇴적물은 특히 분석이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광물과 유기물 등 다양한 물질이 섞여 있기 때문에 DNA와 함께 추출된 성분이 이후 PCR과 같은 분자생물학적 반응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료의 종류와 연구목적에 적합한 DNA 추출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DNA를 추출했다고 바로 생물의 이름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DNA 추출이 끝나면 연구자는 DNA의 양과 품질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DNA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떤 생물이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DNA는 A, T, G, C라는 염기의 배열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서는 이 배열을 읽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DNA sequencing(염기서열 분석)이라고 합니다.

어떤 종류의 생물을 조사하려는지에 따라 특정 유전자 영역만 분석하거나 시료 속 DNA 전체를 폭넓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16S rRNA 유전자는 미생물 연구에서 중요한 표지다

세균과 고세균 같은 원핵생물 군집을 조사할 때 널리 이용되는 표지 가운데 하나가 16S rRNA 유전자입니다.

이 유전자는 서로 다른 미생물 사이에서 비교 가능한 영역과 종이나 계통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 영역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자는 특정 구간의 DNA 염기서열을 읽은 뒤 기존 데이터베이스의 서열과 비교해 어떤 미생물 계통과 가까운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나해구 미생물 연구에서도 16S rRNA 유전자 분석은 미생물 군집의 구성을 조사하는 데 널리 사용돼 왔습니다.

동물과 다른 진핵생물 조사에는 18S와 28S도 이용된다

세균뿐 아니라 동물과 원생생물 등 진핵생물을 조사할 때는 다른 유전자 표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18S rRNA와 28S rRNA 유전자입니다.

2022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남서부 마리아나해구 가장자리의 약 6,500m 수심에서 채취한 퇴적물에 eDNA metabarcoding을 적용했습니다.

연구진은 18S와 28S rRNA 유전자 영역을 이용해 해구의 저서 진핵생물 군집을 조사했습니다.

즉 눈으로 모든 생물을 직접 세지 않아도 퇴적물 속 DNA를 이용해 다양한 생물군의 존재를 조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DNA 메타바코딩은 무엇일까?

DNA metabarcoding은 환경시료에 섞여 있는 여러 생물의 DNA에서 특정 표지 유전자 영역을 분석해 생물군집의 구성을 조사하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인 바코드가 상품을 구분하듯 생물의 특정 DNA 서열을 일종의 생물학적 바코드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바닷물이나 퇴적물에는 여러 생물의 DNA가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는 원하는 생물군을 구별하는 데 적합한 유전자 영역을 선택하고 대량으로 염기서열을 읽습니다.

그 결과를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면 시료에 어떤 계통의 생물이 포함되어 있는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PCR은 원하는 DNA 영역을 늘리는 과정이다

환경시료에서 얻은 특정 DNA는 양이 매우 적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 유전자 영역을 분석하는 연구에서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이용해 원하는 DNA 영역을 증폭합니다.

PCR에는 특정 DNA 영역과 결합하도록 설계된 primer가 사용됩니다.

반복적인 온도 변화를 통해 목표 DNA 영역이 복제되면서 분석 가능한 양으로 증가합니다.

이후 증폭된 DNA의 염기서열을 읽어 생물의 분류와 군집구성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PCR에서 모든 DNA가 똑같이 증폭되는 것은 아니다

메타바코딩은 매우 강력한 방법이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사용한 primer가 어떤 생물의 DNA에는 잘 결합하고 다른 생물에는 상대적으로 잘 결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실제 환경에 존재하는 생물의 비율과 최종 DNA 데이터에서 나타나는 비율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포함해 DNA 추출과 PCR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편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자는 DNA 서열의 수를 곧바로 실제 생물 개체수와 동일하게 해석하지 않습니다.

메타게놈 분석은 특정 유전자 하나만 보는 방법과 다르다

16S나 18S 같은 특정 유전자 영역을 분석하는 방법과 달리 metagenomics(메타게놈 분석)는 환경시료에서 얻은 DNA를 훨씬 폭넓게 분석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인 shotgun metagenomic sequencing에서는 특정 표지 유전자만 증폭하는 대신 시료에 포함된 다양한 DNA 조각의 염기서열을 대량으로 읽습니다.

따라서 어떤 미생물이 존재하는지뿐 아니라 그 미생물들이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대사능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지도 연구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나해구 미생물 연구에서 메타게놈 분석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챌린저 딥 퇴적물에서는 178개의 미생물 유전체가 복원됐다

2021년 Genome Bi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챌린저 딥 퇴적물에 deep metagenomic sequencing을 적용했습니다.

연구진은 방대한 DNA 서열을 분석해 178개의 metagenome-assembled genomes(MAGs)를 구성했으며 이들은 26개의 phylum에 속했습니다.

이 가운데 16개 phylum에 해당하는 MAG는 hadal sediment에서 처음 보고된 것으로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이는 생물을 하나씩 배양하지 않고도 퇴적물 속에 존재하는 복잡한 미생물 군집의 유전정보를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MAG는 무엇일까?

메타게놈 시료에는 여러 종류의 미생물 DNA가 뒤섞여 있습니다.

염기서열 분석을 하면 수많은 짧은 DNA 조각이 만들어집니다.

연구자는 컴퓨터를 이용해 서로 겹치는 서열을 연결하고 비슷한 특징을 가진 DNA 조각을 분류합니다.

이렇게 환경시료의 메타게놈 데이터에서 재구성한 미생물 유전체를 MAG(metagenome-assembled genome)라고 합니다.

MAG는 실제 배양된 한 개체에서 직접 얻은 완전한 유전체와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배양하기 어려운 미생물의 유전적 특징과 잠재적인 기능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DNA만으로 미생물이 무엇을 먹는지도 알 수 있을까?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의 유전체에는 물질대사에 필요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구자는 메타게놈에서 이러한 유전자를 찾아 어떤 대사경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지 분석합니다.

Challenger Deep 퇴적물의 메타게놈 연구에서는 다양한 미생물 유전체가 복원됐으며 혼합영양과 선택적 혐기성 대사와 관련된 특징 등이 분석됐습니다.

다만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 유전자가 특정 순간 실제로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과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DNA와 RNA 분석은 무엇이 다를까?

DNA는 생물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잠재력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반면 RNA, 특히 유전자 발현과 관련된 RNA를 분석하면 특정 환경에서 어떤 유전자가 실제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환경 전체의 RNA를 분석하는 방법을 metatranscriptomics(메타전사체 분석)라고 합니다.

마리아나해구 연구에서도 메타게놈과 메타전사체 분석을 함께 사용해 초심해 미생물의 구성과 생태적 기능을 조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DNA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RNA 자료는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염기서열을 읽은 다음에는 컴퓨터 분석이 시작된다

현대의 DNA 연구에서는 실험실 작업만큼이나 컴퓨터 분석이 중요합니다.

DNA sequencing 장비가 만들어내는 것은 생물 이름 목록이 아니라 방대한 염기서열 데이터입니다.

먼저 품질이 낮은 서열과 분석에 부적절한 부분을 제거합니다.

그다음 연구 목적에 따라 서열을 분류하거나 서로 연결하고 기준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합니다.

16S와 18S 분석에서는 알려진 서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분류학적인 위치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메타게놈 분석에서는 DNA 조각을 조립하고 유전자와 유전체를 복원하는 훨씬 복잡한 계산과정이 사용됩니다.

DNA 데이터베이스는 왜 중요할까?

새로운 DNA 서열을 읽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생물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자는 이미 알려진 생물들의 DNA 서열이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와 새로운 서열을 비교합니다.

기존 생물과 매우 비슷한 서열이라면 어느 계통에 속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에 가까운 비교대상이 없거나 해당 생물군의 자료가 부족하면 정확한 종 수준까지 분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아직 연구가 부족한 심해와 초심해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중요합니다.

DNA가 검출됐다고 그 생물이 바로 그곳에 살아 있다는 뜻은 아니다

환경 DNA 결과를 해석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입니다.

DNA는 생물에서 떨어져 나온 뒤 물의 흐름이나 침강 입자를 따라 이동할 수 있습니다.

죽은 생물에서 나온 DNA가 일정 기간 환경에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DNA가 발견됐다는 사실과 살아 있는 생물의 개체가 바로 그 위치에 존재했다는 것은 동일한 의미가 아닙니다.

연구자는 수심과 해류, 퇴적환경, DNA의 상태와 다른 생물학적 자료를 함께 고려해 결과를 해석합니다.

20번 글의 오염 통제가 DNA 분석에서 중요한 이유

앞선 글에서 살펴본 오염 통제가 특히 중요해지는 분야가 바로 DNA 분석입니다.

현대의 sequencing 기술은 매우 적은 양의 DNA도 검출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자의 피부나 실험도구, 시약 등에 포함된 외부 DNA도 결과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DNA 추출과 PCR 과정에서는 음성 대조군과 추출 블랭크 등을 이용해 오염 가능성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대조군은 오염을 마법처럼 없애주는 장치가 아닙니다.

어떤 신호가 실제 환경에서 나온 것인지 판단하고 결과의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eDNA로 마리아나해구의 생물다양성을 비교할 수 있다

eDNA metabarcoding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서로 다른 지역의 생물군집을 동일한 방법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22년 연구에서는 오키나와 해곡의 대륙사면과 남서부 마리아나해구의 약 6,500m 퇴적물을 비교했습니다.

18S와 28S rRNA 유전자 분석 결과 두 지역의 저서 생물군집은 뚜렷하게 구분됐습니다.

연구에서는 마리아나해구 쪽에서 진핵생물과 후생동물의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후생동물 가운데 선형동물(Nematoda)이 높은 다양성을 보였습니다.

이 연구는 직접 모든 생물을 채집하지 않아도 퇴적물의 eDNA를 이용해 hadal trench의 생물다양성을 비교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DNA 분석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DNA 분석이 강력하다고 해서 모든 생물학적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DNA 추출효율은 생물과 시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PCR primer에 따른 편향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지 않은 생물은 정확하게 분류하기 어렵습니다.

또 DNA가 검출돼도 그 생물이 살아 있는지, 얼마나 많은 개체가 있는지, 정확히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는지까지 DNA 자료 하나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eDNA와 메타게놈 분석은 영상관찰과 실제 생물표본, 환경자료 등 다른 연구방법을 완전히 대체한다기보다 서로 보완하는 기술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DNA 분석은 마리아나해구에서 무엇을 바꾸고 있을까?

과거 심해 생물 연구에서는 ‘잡을 수 있는 생물’과 ‘볼 수 있는 생물’에 연구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DNA 분석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한계를 크게 넓혔습니다.

바닷물과 퇴적물만 확보해도 그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과 생물의 유전적 흔적을 동시에 조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메타게놈 분석을 이용하면 어떤 미생물이 존재하는지를 넘어 그 미생물이 탄소와 질소, 황 등 초심해의 물질순환에서 어떤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연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DNA는 눈으로 볼 수 없는 마리아나해구 생태계를 읽는 또 하나의 관측도구가 된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eDNA 분석을 하면 생물을 직접 잡지 않아도 되나요?

일부 생물다양성 조사에서는 직접 채집하지 않고도 생물의 존재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물의 형태와 생리상태 등을 연구하려면 실제 표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eDNA가 모든 직접 채집을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리아나해구 10,000m보다 깊은 곳에서도 DNA 연구가 이루어졌나요?

그렇습니다. Challenger Deep에서는 10,400m와 10,500m를 포함한 여러 수심의 해수를 이용해 미생물 유전체와 군집구조를 분석한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16S와 18S는 무엇이 다른가요?

16S rRNA 유전자는 주로 세균과 고세균 같은 원핵생물의 군집 분석에 사용됩니다. 18S rRNA 유전자는 다양한 진핵생물을 조사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연구 대상에 따라 적절한 유전자 표지를 선택합니다.

메타바코딩과 메타게놈 분석은 같은 방법인가요?

다릅니다. 메타바코딩은 16S나 18S처럼 특정 표지 유전자 영역을 주로 분석하는 반면 shotgun metagenomics는 환경시료에 존재하는 DNA를 훨씬 폭넓게 읽어 생물의 구성뿐 아니라 유전적 기능까지 연구할 수 있습니다.

DNA 서열의 수가 많으면 그 생물이 실제로 가장 많은 것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DNA 추출효율과 유전자 복제수, PCR 증폭효율 등 여러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sequencing read의 수를 실제 생물 개체수와 단순하게 동일시해서는 안 됩니다.

DNA만으로 새로운 생물을 발견할 수 있나요?

기존에 알려진 생물과 크게 다른 유전적 계통을 발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종을 공식적으로 기술하는 과정에서는 DNA뿐 아니라 연구 대상에 따라 형태와 생태 등 추가적인 증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마리아나해구의 생명체를 연구하는 방법은 더 이상 카메라로 관찰하거나 생물을 직접 잡는 것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연구자들은 바닷물과 퇴적물에서 DNA를 추출하고 16S·18S와 같은 표지 유전자를 분석하거나 메타게놈 sequencing을 이용해 초심해 생태계를 조사합니다.

실제 남서부 마리아나해구 약 6,500m 퇴적물에서는 eDNA metabarcoding을 이용한 저서 생물다양성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Challenger Deep에서는 10,500m 수심까지 해수의 미생물 유전정보가 분석됐습니다.

또 챌린저 딥 퇴적물의 deep metagenomic sequencing 연구에서는 178개의 MAG가 재구성되어 초심해 미생물의 다양성과 잠재적인 대사기능을 분석하는 데 활용됐습니다.

그러나 DNA가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생물이 현재 그 장소에서 살아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오염과 분석 편향, 데이터베이스의 한계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현대의 마리아나해구 DNA 연구는 시료채취와 오염 통제, DNA 추출, sequencing과 생물정보학 분석을 하나의 연결된 과정으로 다룹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에서 채취한 작은 물 한 병이나 퇴적물 몇 그램이 수많은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담은 거대한 데이터로 바뀌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Wang, Y. et al. (2022). Comparison of structure and diversity of benthic communities in the Okinawa Trough and Mariana Trench by environmental DNA metabarcoding. Deep Sea Research Part I: Oceanographic Research Papers, 185, 103806.

Zhong, H. et al. (2020). Insights into the Vertical Stratification of Microbial Ecological Roles across the Deepest Seawater Column on Earth. Microorganisms, 8(9), 1309.

Gao, Z. et al. (2019). In situ meta-omic insights into the community compositions and ecological roles of hadal microbes in the Mariana Trench. Environmental Microbiology.

Zhou, Z. et al. (2021). Revealing the full biosphere structure and versatile metabolic functions in the deepest ocean sediment of the Challenger Deep. Genome Biology, 22, 207.

Liu, J. et al. (2019). Proliferation of hydrocarbon-degrading microbes at the bottom of the Mariana Trench. Microbiome, 7, 47.

NCBI BioProject PRJNA635214. Metagenomes and metatranscriptomes of Mariana Trench sediments.

hankj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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