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나해구의 물은 왜 얼지 않을까? 초심해의 수온과 압력
마리아나해구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 가장 깊은 지점인 챌린저 딥(Challenger Deep)은 약 10,935m 깊이에 위치합니다.
이곳은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완전한 암흑에 가까운 환경이며, 수압도 해수면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수심이 10km가 넘고 온도도 매우 낮은데, 마리아나해구의 바닷물은 왜 얼음으로 변하지 않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단순히 “심해는 춥다”는 사실만 알아서는 부족합니다. 바닷물의 염분, 수온의 변화, 수압, 해류와 물의 순환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 출처: NOAA Ocean Exploration, What is the “deep” ocean?
1. 마리아나해구의 가장 깊은 곳은 얼마나 깊을까?
마리아나해구는 서태평양에 위치한 해저 해구입니다. 가장 깊은 부분은 챌린저 딥이라고 불립니다.
NOAA Ocean Exploration은 챌린저 딥의 깊이를 약 10,935m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측정 방법과 조사 자료에 따라 수치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약 11km에 이르는 깊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이 정도 깊이에 도달하면 단순히 깊은 바다라는 표현만으로는 환경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빛이 거의 없고, 수압이 매우 높으며, 수온은 낮은 상태가 유지됩니다.
특히 수심 1,000m 아래에서는 햇빛이 사실상 도달하지 않아 광합성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NOAA는 일반적으로 약 200m부터 심해 환경이 시작되며, 1,000m보다 깊은 곳에서는 완전한 암흑 환경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자료: NOAA Ocean Exploration, What is the “deep” ocean?
2. 심해의 평균 수온은 약 4℃다
깊은 바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차갑습니다.
NOAA Ocean Exploration에 따르면 심해의 평균적인 수온은 약 4℃입니다.
물론 모든 심해의 수온이 정확하게 4℃인 것은 아닙니다. 지역과 수심, 해류, 수괴의 기원 등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4℃라는 값은 심해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대표적인 평균값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마리아나해구와 같은 초심해 지역에서는 일반적인 표층 바닷물보다 훨씬 낮은 온도가 유지됩니다.
그렇다면 0℃에 가까운 물이 왜 얼지 않는 것일까요?
3.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닷물에 염분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물의 어는점은 0℃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본적으로 순수한 물을 기준으로 한 값입니다.
바닷물에는 염화나트륨을 비롯한 다양한 염류가 녹아 있습니다. 물속에 녹아 있는 염분은 물이 얼기 시작하는 온도를 낮춥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해수는 순수한 물보다 낮은 온도까지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해수의 어는점은 약 -1.9℃ 부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어는점은 염분에 따라 달라지므로 모든 바닷물이 정확히 같은 온도에서 어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심해의 수온이 4℃ 정도라면 일반적인 해수의 어는점보다 충분히 높은 온도이므로 얼음으로 변하지 않습니다.
4. 그렇다면 수압은 물을 얼지 않게 만드는 것일까?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마리아나해구의 물은 수압이 너무 높아서 얼지 않는다”라고 단순하게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수압은 물의 상변화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일반적인 마리아나해구의 바닷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가장 직접적인 설명은 해수의 어는점과 실제 수온의 차이에 있습니다.
챌린저 딥의 물은 매우 높은 압력을 받고 있지만, 그곳의 수온은 일반적으로 해수가 얼기 시작하는 온도보다 높습니다.
즉,
- 해수에는 염분이 포함되어 있고
- 염분 때문에 순수한 물보다 어는점이 낮아지며
- 심해의 실제 수온은 그 어는점보다 높기 때문에
- 깊은 바다에서도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수압은 이 환경을 더욱 특수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수압 때문에 바닷물이 얼지 않는다”고만 설명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입니다.
5. 바닷속 온도는 깊이에 따라 어떻게 변할까?
바닷물의 온도는 수심에 따라 일정하게 감소하는 단순한 구조가 아닙니다.
표층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따뜻합니다. 바람과 파도는 표층의 물을 섞어 비교적 균일한 온도층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 아래에는 수온이 빠르게 감소하는 구간이 나타나는데, 이를 수온약층(thermocline)이라고 합니다.
수온약층을 지나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면 수온 변화가 점점 작아지고 차가운 심층수가 넓게 분포하게 됩니다.
NOAA는 수온약층을 따뜻한 표층 혼합수와 차가운 심층수 사이의 전이층으로 설명합니다.
6. 심해가 차가운 이유는 햇빛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태양빛은 바다의 표층을 가열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그러나 빛은 수심이 깊어질수록 급격히 약해집니다.
약 200m 부근부터 빛이 크게 감소하기 시작하고, 1,000m보다 깊어지면 광합성이 가능한 햇빛이 사실상 사라집니다.
따라서 심해에서는 태양으로부터 직접 전달되는 열에너지가 표층에 비해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 때문에 깊은 바닷물은 낮은 온도를 유지하게 됩니다.

사진 출처: NOAA, Layers of the Ocean.
7. 마리아나해구에서는 물이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깊은 바다라고 해서 물이 완전히 정지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심해에도 해류가 존재하고, 서로 다른 수괴가 이동하면서 물질과 열을 이동시킵니다.
특히 챌린저 딥에서는 최근 연구를 통해 깊은 곳의 해수 순환 구조가 자세히 조사되고 있습니다.
2024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챌린저 딥에 설치한 심층 계류 관측 자료를 이용해 깊이에 따라 서로 다른 순환 구조가 나타나는 것을 조사했습니다.
연구진은 챌린저 딥에서 깊은 물의 유입, 해저 지형, 난류 혼합 등이 결합해 3층 구조의 순환을 형성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챌린저 딥의 바닷물이 단순히 깊은 곳에 갇혀 있는 물이 아니라 주변의 심해와 물질과 에너지를 교환하는 동적인 환경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연구 출처: Jiang et al., 2024, Three-layer circulation in the world deepest hadal trench, Nature Communications.
8. 수심 6,000m 아래는 ‘하다르존’이라고 부른다
마리아나해구처럼 수심이 6,000m보다 깊은 해저 환경은 일반적으로 하다르존(Hadal Zone) 또는 하달대라고 부릅니다.
하다르라는 명칭은 매우 깊은 해구 환경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곳에서는 높은 수압과 낮은 온도, 빛의 부재라는 조건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따라서 우리가 육상이나 얕은 바다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생물의 생활 조건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생물을 비롯한 다양한 생명체가 이러한 환경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9. 빛이 없는데 심해 생물은 무엇을 먹을까?
마리아나해구를 이해할 때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에너지의 공급입니다.
심해에는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햇빛이 거의 없기 때문에 표층 생태계와 동일한 방식으로 먹이사슬이 유지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표층에서 만들어진 유기물 일부는 죽은 생물이나 작은 입자 형태로 아래쪽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기물과 미세한 입자들은 심해 생물과 미생물에게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환경에서는 화학합성에 기반한 생태계가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빛이 없으니 생물이 살 수 없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10. 챌린저 딥의 퇴적물에서도 미생물이 발견된다
챌린저 딥의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뿐만 아니라 해저 퇴적물도 중요합니다.
2022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챌린저 딥의 경사면과 바닥축에서 퇴적물을 채취해 미생물 군집을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챌린저 딥의 서로 다른 지형 위치에서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과 대사 능력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구진은 일부 미생물이 유기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탄화수소를 탄소원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퇴적물에서 비소와 관련된 생화학적 과정에도 관여할 가능성을 조사했습니다.
이 연구는 초심해가 단순히 생물이 거의 없는 빈 공간이 아니라, 미생물 수준에서 상당히 복잡한 생물학적 활동이 일어나는 환경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연구 출처: Zhou et al., 2022, Microbiomes in the Challenger Deep slope and bottom-axis sediments, Nature Communications.

사진 출처: NOAA Ocean Exploration, How deep is the ocean?
11. 높은 수압과 낮은 온도가 함께 존재하는 환경
마리아나해구의 특징을 이해하려면 수온과 수압을 따로 생각하기보다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위에 놓인 물의 무게 때문에 압력이 증가합니다.
챌린저 딥에서는 수압이 해수면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육상 환경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심해 탐사 장비는 이러한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센서와 전자장비 역시 고압 환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NOAA는 심해를 낮은 온도와 강한 압력, 빛의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는 환경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마리아나해구는 단순히 “차가운 바다”가 아니라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 빛의 부재가 동시에 나타나는 특수한 해양 환경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12. 그렇다면 마리아나해구의 물은 정확히 몇 도일까?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마리아나해구 전체의 물이 정확히 같은 온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심과 위치, 물의 기원, 해류의 흐름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챌린저 딥의 물은 항상 정확히 4℃다”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심해의 대표적인 수온은 약 4℃이며 실제 값은 지역과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더 적절합니다.
13. 마리아나해구의 물이 얼지 않는 이유 정리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챌린저 딥은 약 10,935m 깊이의 초심해 환경이다.
- 1,000m보다 깊은 곳에서는 햇빛이 사실상 도달하지 않는다.
- 심해의 대표적인 평균 수온은 약 4℃이다.
- 바닷물에는 염분이 포함되어 있어 순수한 물보다 어는점이 낮다.
- 일반적인 해수의 어는점은 약 -1.9℃ 부근이다.
- 따라서 심해의 물은 매우 차갑지만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얼음으로 변하지 않는다.
- 수압은 매우 높지만 “수압 때문에 물이 얼지 않는다”고 단순하게 설명해서는 안 된다.
- 심해에도 해류와 난류 혼합이 존재하며 물은 계속 이동한다.
- 챌린저 딥의 퇴적물에서도 다양한 미생물 활동이 확인되고 있다.
14. 마리아나해구가 중요한 이유
마리아나해구의 중요성은 단순히 “지구에서 가장 깊은 곳”이라는 기록에만 있지 않습니다.
이곳은 높은 수압과 낮은 온도, 빛이 없는 환경에서도 물과 퇴적물, 생명체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할 수 있는 자연적인 연구 공간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챌린저 딥의 심층 해류와 미생물 생태계 등에 대한 관측과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해저 환경이 주변 해양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극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15. 자주 묻는 질문
Q. 마리아나해구의 물은 왜 얼지 않나요?
바닷물에는 염분이 포함되어 있어 순수한 물보다 어는점이 낮습니다. 심해의 수온은 낮지만 일반적인 해수의 어는점보다 높기 때문에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Q. 수압이 높으면 물이 얼지 않나요?
수압은 물의 상변화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마리아나해구의 물이 얼지 않는 이유를 수압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해수의 염분과 실제 수온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Q. 챌린저 딥의 물은 항상 4℃인가요?
아닙니다. 4℃는 심해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평균값입니다. 실제 수온은 위치와 깊이, 수괴의 특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마리아나해구에는 생물이 살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초심해에서도 다양한 생명체가 발견되며, 특히 퇴적물에서는 미생물 군집과 생화학적 활동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Q. 챌린저 딥의 물은 완전히 움직이지 않나요?
아닙니다. 최근 관측 연구에서는 챌린저 딥 내부에서도 여러 형태의 심층 순환과 난류 혼합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16.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마리아나해구의 수압과 깊이에 대해 먼저 알고 싶다면 아래 글을 함께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리아나해구의 수압은 실제로 어느 정도일까? 깊이에 따른 압력 변화 계산
마리아나해구 바닥의 퇴적물과 해저 지질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나해구 바닥에는 실제로 무엇이 있을까? 퇴적물과 해저 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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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참고 자료 및 출처
- NOAA Ocean Exploration, What is the “deep” ocean? — 심해의 정의, 수온, 빛의 감소 및 수압에 관한 자료
- NOAA Ocean Exploration, How deep is the ocean? — 평균 해양 수심과 챌린저 딥의 수심 자료
- NOAA Ocean Exploration, Seafloor Mapping — 해저 지형과 챌린저 딥의 측량 자료
- NOAA Ocean Service, What is a thermocline? — 수온약층과 해수 온도 구조 자료
- Zhou, Y.-L. et al. (2022), Microbiomes in the Challenger Deep slope and bottom-axis sediments, Nature Communications 13, 1515.
- Jiang, H. et al. (2024), Three-layer circulation in the world deepest hadal trench, Nature Communications 15, 8949.
18. 출처 원문 확인하기
이 글의 과학적 내용은 다음 기관 및 학술논문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NOAA Ocean Exploration
What is the “deep” ocean?
NOAA Ocean Exploration
How deep is the ocean?
NOAA Ocean Exploration
Seafloor Mapping
NOAA Ocean Service
What is a thermocline?
Nature Communications
Microbiomes in the Challenger Deep slope and bottom-axis sediments
Nature Communications
Three-layer circulation in the world deepest hadal trench
19. 사진 출처 및 이용 안내
본문에 사용한 심해 탐사 사진은 NOAA Ocean Exploration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 사진: NOAA Ocean Exploration, What is the “deep” ocean?
두 번째 사진: NOAA Ocean Exploration, How deep is the 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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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마리아나해구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이지만, 그곳의 물은 얼음으로 변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수압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바닷물의 염분으로 인해 어는점이 낮아지고, 실제 심해 수온이 그 어는점보다 높게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마리아나해구에서는 높은 수압과 낮은 온도, 빛의 부재가 함께 나타나며, 그 안에서도 해류와 난류 혼합, 미생물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마리아나해구는 단순히 깊은 구덩이가 아니라 물리적 환경과 생물학적 과정이 함께 작동하는 복잡한 해양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hankj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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